그린 스틸이 뭐길래? 수소로 만드는 철강의 미래

 

“철은 다시 태어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더 친환경적으로, 더 강하게.”
바야흐로 **그린 스틸(Green Steel)**의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철강은 여전히 모든 산업의 근간이지만, 지금까지의 철강 생산은 지구를 뜨겁게 만들고 있었죠.
그렇다면, 대안은 있을까요? 그 대답이 바로 '그린 스틸'입니다.

 

🔍 철강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철강 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9%**를 차지하는 탄소 집약적 산업입니다.
일반적인 철강 생산 방식은 고로(BF, Blast Furnace) 방식으로, 석탄을 사용해 철광석을 녹이는 과정에서 다량의 **이산화탄소(CO₂)**가 배출됩니다.

예를 들어, 1톤의 철을 생산할 때 평균적으로 약 1.8톤의 CO₂가 발생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철은 자동차, 건물, 가전제품, 선박 등에 사용되지만, 지구 환경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기는 셈이죠.

이제 전 세계는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탄소 감축”이라는 절대 과제 앞에 놓였습니다.
이런 배경 속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 철강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 그래서 등장한 개념, 그린 스틸(Green Steel)

그린 스틸은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거나 없앤 방식으로 생산된 철강을 말합니다.
‘녹색 철강’이라는 개념은 단순히 철을 다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철강 산업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기술 혁신의 총체입니다.

그린 스틸은 크게 두 가지 방식을 통해 구현됩니다.

1. 전기로(EAF) 방식 + 재생에너지
   : 고철(철스크랩)을 녹여 재활용하는 방식. 여기에 재생 전기를 활용하면 탄소 배출이 거의 없습니다.
2. 수소환원제철(Hydrogen-based Steelmaking)
   :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해 철광석에서 철을 추출하는 미래 기술입니다.

이 방식은 이산화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고 물(H₂O)만 나오는 친환경 공정으로 평가됩니다.

 

그린 스틸

💡 수소환원제철, 기술인가? 혁명인가?

수소환원제철은 기존 석탄 중심의 고로 공정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입니다.
예를 들어, 스웨덴의 철강사 SSAB는 2021년 세계 최초로 수소환원제철을 상용화하며 주목받았고,
국내에서는 포스코가 'HyREX(하이렉스)'라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이 방식은 탄소 대신 수소를 이용하여 철광석을 환원시키고, 그 부산물로 **물(H₂O)**만 배출됩니다.
즉, 이산화탄소가 아예 생성되지 않는 제철법이죠.
단, 아직은 공정 안정성, 수소 공급 인프라, 전력 소비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궁극적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 철스크랩과 전기로 방식도 ‘그린 스틸’의 한 축

모두가 수소환원제철만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철스크랩을 활용한 전기로(EAF) 제철도 강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전기로는 고로에 비해 초기 투자비가 적고,
온실가스 배출량이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고품질의 철스크랩 확보와 재생에너지의 결합은
철강 산업의 친환경화를 가속화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 글로벌 트렌드: 너도나도 ‘그린 스틸’ 경쟁

유럽 – HYBRIT 프로젝트

• SSAB, LKAB, Vattenfall 등 스웨덴 기업들이 협력하여 수소 기반 철강 공장 건설
• 탄소 배출 없이 전기차용 철강 공급 시작

 

독일 – ArcelorMittal

• 수소 기반 제철소 전환에 수십억 유로 투자 계획
• 독일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함께 추진 중

 

한국 – 포스코

• ‘2050 탄소중립’ 비전 발표
• 수소환원제철 기술 ‘HyREX’ 개발
• 2028년 데모플랜트 가동, 2050년까지 전체 전환 목표

 

일본 – Nippon Steel

• 복합 환원 방식 연구 중
• 탄소중립 로드맵 수립 및 수소연료 인프라 구축 시작

 

 

💬 그린 스틸은 ESG 경영의 ‘핵심 무기’

오늘날 기업들은 단순히 이윤을 넘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가치 실현을 경쟁력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린 스틸은 ESG 중 'E(Environment)'를 직접 실천하는 소재입니다.
이제 완성차 업체, 가전사, 건설사 등 주요 고객사들은
‘그린 인증 철강재’를 공급받기를 원합니다.

더 나아가,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탄소를 많이 배출한 제품에 ‘탄소세’를 부과하고 있어,
탄소 집약적 철강 제품은 수출에 불리해지고 있습니다.

결국, 그린 스틸은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좌우하는 열쇠가 된 셈입니다.

 

 

🛠️ 그린 스틸과 함께해야 할 기술: CCUS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는
철강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활용하거나 저장하는 기술입니다.

그린 스틸과 CCUS 기술이 결합하면,
지금의 고로 방식도 일정 부분 친환경적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이 두 기술은 탄소중립을 위한 양 날개의 역할을 하며,
향후 철강 산업 구조 전환에 있어 중요한 퍼즐이 될 것입니다.

 

 

🔮 그린 스틸, 산업을 넘어서 삶으로 들어오다

그린 스틸은 산업 분야에서만 사용되는 게 아닙니다.
우리가 타는 자동차, 거주하는 아파트, 사용하는 냉장고까지,
우리 일상 속 모든 철강 제품이 '그린'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전기차 프레임에 쓰이는 고강도 친환경 철강,
친환경 건축자재로 활용되는 재생 철강,
심지어는 풍력 발전 타워에도 적용되는 수소 기반 철강까지…

이처럼 그린 스틸은 지구를 지키는 선택이자, 미래를 설계하는 재료입니다.

 

 

✅ 그린 스틸은 ‘선택’이 아닌 ‘필수’

기후위기 시대에, 철강 산업이 생존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 바로 **‘탄소중립’**입니다.
그리고 그 해답이 바로 그린 스틸에 있습니다.

그린 스틸은 산업혁명의 연장선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문명의 새로운 출발선입니다.

지금은 그린 스틸의 기술, 정책, 인프라가 완전히 자리를 잡은 시점은 아니지만,
조만간 우리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철강’이
당연해진 세상을 살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쓰는 모든 제품 속 철이,
지구를 오염시키지 않고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믿고 싶다면,
그린 스틸을 주목해야 합니다.